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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뒤에 숨겨진 진짜 제조 방식, OEM은 어떻게 산업의 판을 바꿔왔을까?

freshmi 2025. 12. 17. 13:58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신발, 의류, 가전제품 중 상당수는 특정 브랜드의 공장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겉으로 보이는 브랜드와 실제 생산 주체가 다른 경우는 이미 산업 전반에서 일반적인 구조가 되었다. 이 글에서는 중장년층 독자들이 반드시 이해해야 할 OEM의 개념과 구조, 그리고 산업과 투자 관점에서 갖는 의미를 차분히 살펴본다.

OEM (Original Equipment Manufacturer) 제조 방식
OEM (Original Equipment Manufacturer) 제조 방식

 

1. OEM의 본질: ‘누가 만들었는가’보다 ‘누가 파는가’가 중요한 시대

OEM은 ‘Original Equipment Manufacturer’의 약자로,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방식이라고 불린다. 이는 한 기업이 다른 기업으로부터 제품의 생산을 위탁받아 완제품이나 부품을 제조하고, 해당 제품에 주문 기업의 브랜드를 부착해 시장에 판매하는 구조를 의미한다. 즉, 실제로 물건을 만든 회사와 시장에서 브랜드로 인식되는 회사가 서로 다른 경우다. 과거에는 제조 역량이 곧 기업 경쟁력의 핵심이었지만, 산업이 고도화되면서 기획과 마케팅, 브랜드 파워가 더 큰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요소로 자리 잡았다. 이 과정에서 OEM은 자연스럽게 확산되었다.

특히 40대 이후 독자라면 국내 산업이 OEM 중심으로 성장해 온 과정을 몸소 경험했을 것이다. 1980~1990년대 한국 경제는 수출 중심의 고도성장기를 거치며 신발, 의류, 전자제품 분야에서 글로벌 브랜드의 주문을 받아 생산하는 OEM 국가로 자리 잡았다. 당시 국내 기업들은 브랜드 인지도는 부족했지만, 품질 대비 가격 경쟁력과 빠른 납기, 대량 생산 능력을 무기로 세계 시장에 진입했다. OEM은 제조 기업에게 안정적인 물량 확보와 가동률 상승이라는 장점을 제공했고, 이를 통해 설비 투자에 대한 부담을 분산시키며 산업 전반의 성장 발판이 되었다.

OEM 구조의 핵심은 ‘역할의 분업’이다. 주문 기업은 제품 기획과 디자인, 마케팅, 유통에 집중하고, 생산 기업은 제조 기술과 품질 관리, 원가 절감에 역량을 집중한다. 이 분업 구조는 글로벌 공급망이 복잡해질수록 더욱 효율적으로 작동하며, 현재의 글로벌 산업 구조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개념이 된다.

 

 

2. OEM이 기업 경영에 주는 전략적 의미와 비용 구조의 변화

OEM 방식은 단순한 생산 위탁을 넘어 기업 경영 전략의 중요한 축으로 작용한다. 공급을 받는 기업, 즉 브랜드를 보유한 기업의 입장에서 OEM은 막대한 초기 설비 투자 없이도 제품 라인업을 확장할 수 있는 수단이다. 공장을 직접 운영할 경우 발생하는 인건비, 설비 유지비, 감가상각비 등의 고정비 부담을 줄일 수 있으며, 시장 변화에 따라 생산량을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는 특히 경기 변동에 민감한 산업에서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반면 생산을 담당하는 OEM 기업은 자체 브랜드 없이도 안정적인 수주를 통해 생산 설비의 가동률을 높일 수 있다. 공장이 멈추지 않고 돌아간다는 것은 곧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며, 장기 계약을 통해 일정 수준의 매출을 예측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재무 안정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또한 수출 상대국의 브랜드를 활용함으로써 무역 장벽이나 수입 규제에 대한 부담을 상대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점도 OEM 구조의 현실적인 이점이다.

그러나 OEM이 항상 장점만을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생산 기업은 주문 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가격 협상력이 약화될 수 있으며, 브랜드 가치가 축적되지 않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간다. 실제로 많은 국내 제조 기업들이 OEM에 머물다 수익성 악화와 경쟁 심화로 어려움을 겪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ODM이나 자체 브랜드 사업으로 전환을 시도해 왔다. 이 흐름은 OEM을 단순한 생산 방식이 아닌, 기업의 성장 단계와 전략 선택의 문제로 바라보게 만든다.

 

 

3. OEM을 이해하면 보이는 산업 흐름과 투자 판단의 기준

OEM 구조를 이해하는 것은 단순한 경제 상식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특히 은퇴 이후 자산 관리와 투자에 관심이 높은 40대 이후 독자에게 OEM은 산업과 기업을 분석하는 중요한 관점이 된다. 겉으로는 유명 브랜드처럼 보이는 기업이 실제로는 생산 설비를 거의 보유하지 않은 경우도 많고, 반대로 잘 알려지지 않은 중소 제조 기업이 글로벌 브랜드의 핵심 공급망 역할을 수행하며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경우도 있다.

주식 시장에서도 OEM 기업은 경기 변동에 따라 다른 움직임을 보인다. 글로벌 소비가 회복되면 브랜드 기업의 주문이 늘어나면서 OEM 기업의 실적도 함께 개선되는 구조다. 반대로 소비 둔화 국면에서는 주문 축소의 영향을 가장 먼저 받기도 한다. 따라서 OEM 기업을 바라볼 때는 단기 실적보다는 거래처의 안정성, 기술 경쟁력, 장기 계약 여부 등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OEM 구조는 국가 산업 정책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한 국가가 제조 경쟁력을 기반으로 성장하는 초기 단계에서는 OEM이 효과적인 성장 모델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부가가치가 높은 브랜드와 기술로 이동하지 않으면 한계에 부딪힌다. 이 점에서 OEM은 과거의 유산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인 산업 구조 변화의 출발점이자 기준선이라고 볼 수 있다.

OEM을 이해하면 보이는 산업 흐름과 투자 판단의 기준
OEM을 이해하면 보이는 산업 흐름과 투자 판단의 기준

 

결론: OEM은 과거의 방식이 아니라, 산업을 읽는 기본 언어다

OEM은 단순히 ‘남의 브랜드로 물건을 만들어주는 방식’이 아니다. 이는 현대 산업이 어떻게 역할을 분담하고, 비용과 리스크를 관리하며, 경쟁력을 만들어가는지를 보여주는 핵심 구조다. 특히 인생 후반부를 준비하며 경제 흐름과 산업 구조를 보다 깊이 이해하고자 하는 독자에게 OEM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개념이다. 브랜드만 보지 말고, 그 뒤에 있는 생산 구조와 역할 분담을 이해할 때 비로소 기업과 산업의 진짜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